퇴직 후 매달 들어오는 국민연금은 노후 생활의 든든한 기반이 된다. 그러나 수령액이 월 70만 원에서 100만 원 수준이라면, 이를 어떻게 관리하고 운용하느냐에 따라 생활의 질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많은 이들이 국민연금 수령을 시작하면 예·적금에 관심을 두지만, 무작정 은행에 돈을 넣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시중은행과 금융기관마다 조건이 다르고, 고령자 전용 우대금리나 연금 수령자 혜택 등을 고려해야 더 나은 이자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예·적금은 원금 보장이 가능하고,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적어 안정성을 추구하는 고령층에게 적합하다. 하지만 단순히 안정적인 수단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무 상품이나 선택해선 안 된다. 같은 원금이라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이자 수익에 큰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국민연금 월 수령액 70만 원에서 100만 원 정도를 기준으로, 시중 금융기관의 적금·예금 상품을 비교하고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자산을 배분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 살펴본다.
시중 은행의 예·적금 상품 비교와 우대 조건
국민연금을 수령하고 있다면 활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은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정기예금, 정기적금, 파킹통장, CMA 계좌 등이 있다. 이들 상품은 각각 금리, 운용 기간, 이자 지급 방식 등에서 차이가 있으며, 금융사별로 제공하는 우대 조건도 다르다.
예를 들어 농협은행의 ‘100세 시대 플랜 예금’은 만 60세 이상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연금 수령 여부를 확인하면 추가 금리를 제공한다. 조건을 모두 충족할 경우 최대 연 4.3%까지 금리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에서는 ‘KB골든라이프예금’을 통해 고령자 대상 특화 상품을 운영 중이며,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금리 우대가 적용된다.
신한은행의 경우, ‘신한플러스 정기적금’은 연금 수령 실적과 자동이체 조건 충족 시 연 4.1%의 금리를 제공한다. 매달 정해진 금액을 납입하는 방식으로, 국민연금 수령액의 일부를 적금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유효하다.
증권사에서도 시니어 고객을 위한 안정형 금융상품이 존재한다. 하지만 예금자 보호가 적용되는 은행권 상품이 노년층에게는 상대적으로 더 신뢰를 받는다. CMA 계좌는 하루만 돈을 맡겨도 이자가 발생하며, 수시 입출금이 가능해 유동성을 고려한 운영이 가능하다. 다만 예금자 보호 여부와 금리 구조는 상품별로 상이하기 때문에 꼼꼼한 비교가 필요하다.
예·적금 상품을 선택할 때는 이자 지급 방식도 중요한 요소다. 매달 이자가 지급되는 ‘월지급식 예금’은 마치 연금처럼 생활비에 활용하기 좋아 인기가 높다. 반면, 만기일시지급 방식은 이자가 한 번에 지급되는 만큼, 단기 자금 마련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자신의 생활 패턴에 따라 어떤 방식이 더 유리한지를 고려해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월 70~100만 원 수령 기준, 자산 운영 예시
국민연금 수령액이 월 70만 원이라면, 연간 기준으로 약 840만 원의 현금 흐름이 발생한다. 이 자금을 단순히 통장에 보관하는 것보다는 일정 부분은 적금으로, 일정 부분은 입출금 통장 또는 예금으로 분산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령 매월 20만 원씩 12개월간 적금에 납입하면 총 240만 원이 된다. 금리 연 4.1%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세전 이자는 약 51,600원이며, 세후 기준으로는 약 43,000원 수준이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원금 보장이라는 점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정기적금은 생활비 일부를 저축하는 습관을 유지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나머지 자금은 파킹통장 또는 CMA 계좌를 통해 유동성 있게 운용할 수 있다. 하나은행의 ‘하나원큐 주거래우대통장’은 입출금이 자유롭고 연 2%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며, 토스뱅크의 파킹통장은 조건 없이 3%를 넘는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도 존재한다. 이처럼 입출금 통장도 비교 대상에 포함해 적절히 선택하면 소액 자산에도 이자를 부여할 수 있다.
전체 수령액의 일부는 6개월 또는 1년 만기의 정기예금으로 묶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연간 840만 원 중 500만 원을 연 4%의 금리로 예금에 맡긴다면, 세후 이자 약 13만 원가량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장기적으로 자산을 보존하면서도 이자 수익을 통해 생활에 여유를 더할 수 있는 전략이다.
이처럼 국민연금 수령액을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를 저축하고 일부는 유동 자산으로 남겨두는 구조를 만들면 월급처럼 돈을 운용할 수 있다. 수익의 절대 금액은 적더라도, 금리 조건과 자산 배분에 따라 안정적인 생활 기반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함께 고려한 자산 관리가 핵심
국민연금은 퇴직 이후 가장 기본적인 소득원이자, 노년기의 중요한 재산이다. 예·적금 상품은 단순히 돈을 묶어두는 수단이 아니라, 자산을 안정적으로 지키면서도 소액의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도구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활비 구조와 수입 흐름에 맞춘 금융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예치 기간, 이자 지급 방식, 금리, 우대 조건 등을 꼼꼼히 따지고, 금융사별 상품을 비교해 자신에게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국민연금이라는 고정 수입을 기반으로 소액이라도 이자를 얻는 습관을 들이면, 예상치 못한 지출이나 경제적 변수에 훨씬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연금을 받기 시작했다고 해서 금융 관리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일상 속에서 이자 수익을 생활의 일부로 만드는 습관은, 노후의 삶을 조금 더 풍요롭고 안정적으로 만들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