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자산을 운용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택지는 단연 정기예금이다. 원금이 보장되고, 가입도 간편하며, 어느 정도의 이자 수익도 기대할 수 있어 노년층에게는 가장 익숙하고 안심되는 금융상품이다. 하지만 모든 자산을 예금에만 넣어두는 것이 과연 최선의 방법일까? 금리가 하락하거나,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를 경우 실질적인 자산 가치는 점점 줄어들 수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정기예금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일부 자금을 다른 저위험 자산으로 분산해 수익성과 유동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이번 글에서는 예금만으로 노후 자산을 운영하는 방식의 한계와 함께
MMF, 채권형 펀드, 단기 채권 등을 활용한 리스크 없는 분산 전략을 소개한다.
1. 예금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는 이유
정기예금은 원금 보장과 함께 예금자 보호 한도(1인당 금융사당 5천만 원)를 통해 안전한 자산 보관처 역할을 한다. 하지만 단점도 분명하다.
첫째, 금리 변동에 취약하다. 2023~2024년 기준으로는 고금리 예금이 많았지만, 금리가 하락하면 그 수익성도 함께 떨어진다.
둘째, 유동성이 떨어진다. 예금은 중도 해지 시 금리를 낮게 적용하거나, 조건을 잃는 경우가 많아 갑작스러운 자금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
셋째, 모든 자산을 예금에 묶을 경우 수익률이 지나치게 낮아져 장기적으로는 물가 상승에 따라 자산 실질 가치가 감소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예금만으로 노후 자산 전체를 운용하는 것은 장기적인 재정 안정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을 수 있다. 리스크는 낮추고, 수익과 유동성은 살리는 전략 안정성은 유지하면서도 조금 더 수익성과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분산 전략이 필요하다.
2. 대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상품
1) MMF (머니마켓펀드)
MMF는 초단기 국공채나 기업어음 등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은행 예금처럼 언제든지 인출할 수 있고, 매일 이자가 붙는 구조다. 원금 보장은 없지만 매우 안정적이며 보통 연 2.5~3%대 수익률을 보인다. 증권사 계좌를 통해 쉽게 가입할 수 있고,파킹통장 대체재로도 많이 쓰인다. 일부 자금을 MMF에 두면 생활비를 유동적으로 운용하면서도예금보다 나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2) 채권형 펀드
채권형 펀드는 국채, 지방채, 회사채 등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다. 금리와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이 조금씩 변하지만 일반적으로 연 3~5% 수준의 수익을 목표로 한다. 정기예금보다 수익이 높고, 중도 환매도 가능해 자금의 유동성도 확보된다.
또한 분산투자 구조로 되어 있어 개별 채권보다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채권형 펀드는 퇴직연금(IRP)이나 연금저축계좌에서도 간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장기적 노후 준비 수단으로 적합하다.
3) 단기 국채 또는 지방채
만기 1~3년 이하의 국채나 지방채는 예금과 유사한 안정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자 수익을 받을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은행에서는 직접 구매가 어렵지만, 증권사에서는 100만 원 단위로 쉽게 매입할 수 있고 만기까지 보유하면 원금 손실 없이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이자 지급은 보통 6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생활비 수입원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3. 분산 전략 예시: 1억 원 자산이라면?
자산 1억 원을 기준으로, 예금만으로 전액을 예치할 경우 연 3% 금리 기준 연 이자 수익은 약 300만 원, 월 25만 원 수준이다. 하지만 아래처럼 분산하면 수익률은 높이고, 유동성과 안정성도 함께 챙길 수 있다.
- 정기예금: 5천만 원 (연 3%)
- MMF: 2천만 원 (연 2.5% 가정)
- 채권형 펀드: 2천만 원 (연 4% 가정)
- 단기 국채: 1천만 원 (연 3.5%)
이 경우, 전체 평균 수익률은 약 3.2~3.5% 수준으로 올라가며 예금과 MMF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채권형 펀드와 국채를 통해 이자 수익을 균형 있게 배분할 수 있다. 특히 MMF와 채권형 펀드는 시장이 변할 때 일부 환매 후 다시 재편하는 것도 가능해 더욱 유연한 자산 운용이 가능하다.
노후 자산을 모두 예금에만 맡겨두는 것은 안정성 측면에서는 장점이지만 물가 상승, 금리 하락, 유동성 제한 등의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리스크가 큰 투자를 권장할 필요는 없다. MMF, 채권형 펀드, 단기 국채 등 낮은 위험을 유지하면서도 수익률을 조금 더 끌어올릴 수 있는 분산 전략을 소규모라도 실천해보는 것이 장기적인 자산 유지에 도움이 된다.
정기예금은 기본, 그 위에 한두 가지 안정적인 자산을 얹는 것만으로도 노후 자산은 훨씬 더 유연하게, 탄탄하게 운영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