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매달 고정 수입 없이 생활한다는 건 꽤나 불안한 일이다.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이 있다고 해도 생활비를 충당하기엔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은퇴 이후에는 이자 생활자가 되는 것을 하나의 현실적인 목표로 삼는다. 이자 생활자란, 자산을 직접 쓰지 않고 예금, 채권, 파킹통장, 배당주 등의 금융상품에서 발생하는 이자나 수익금으로 생활하는 사람을 말한다. 하지만 막연히 이자만으로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과 정확히 얼마의 자산이 필요한지, 어떤 수익률이 현실적인지를 아는 것은 다르다.
이 글에서는매달 생활비 수준의 이자를 받기 위해 필요한 최소 원금, 현실적인 수익률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자산 운용 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까지 구체적으로 정리해본다.
매달 필요한 생활비, 수익률에 따라 필요한 자산이 달라진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한 달에 얼마 정도가 필요한가를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으로 매달 80만 원을 받고 있다면, 부족한 생활비 50만 원 정도를 금융수익으로 보완하고 싶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필요한 연 수익은 50만 원 × 12개월 = 연간 600만 원이다. 이제 이 금액을 다양한 수익률에 대입해보면 필요한 자산의 규모를 추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파킹통장이나 국채를 활용해 연 3%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면 2억 원을 투자해 연 600만 원, 월 50만 원의 이자 생활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즉, 이자 생활이 완전히 불가능한 꿈은 아니지만 현재 자산과 기대 수익률을 기반으로 한 현실적인 목표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실적인 수익률은 몇 퍼센트가 적당할까?
요즘처럼 금리 환경이 높은 시기에는 예금이나 채권만으로도 연 3~4%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수익률은 언제든 변동될 수 있으며, 지나치게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면 오히려 자산 손실 가능성이 커진다.
다음은 자산별 평균 수익률과 리스크 수준을 간단히 정리한 표다.
이자 생활자로서 안정적인 수입을 원한다면 정기예금 + 국채 + 파킹통장 조합으로 연 3% 내외의 수익률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고 현실적인 전략이다. 연 5% 이상을 노리는 경우, 주식 투자나 고위험 상품을 병행해야 하며 이럴 경우 원금 손실 가능성도 감수해야 한다.
매달 이자를 받는 구조로 자산을 나누는 방법
이자 생활자처럼 자산을 운용하려면 자산 전체를 한 곳에 예치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상품으로 분산해 수익 구조를 균형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2억 원의 자산을 아래와 같이 나누는 것이 현실적이다.
- 파킹통장 (유동성 확보): 2천만 원
- 정기예금 (중기 안정 운용): 1억 원
- 국채/지방채 (이자 수익 중심): 5천만 원
- 배당주/채권형 펀드 (추가 수익): 3천만 원
이런 방식으로 구성하면 급한 자금은 파킹통장에서 즉시 꺼낼 수 있고, 중간 자금은 정기예금과 채권으로 꾸준히 이자를 받을 수 있으며 남은 자산은 배당이나 펀드 수익으로 보완할 수 있다. 이자 입금 시기도 분산되기 때문에 월별 수입 흐름이 끊기지 않고 안정적으로 이어지는 장점도 있다.
이자 생활자가 되는 건 꼭 10억, 20억의 자산이 있어야 가능한 일은 아니다. 중요한 건 필요한 생활비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고, 내 자산 규모에 맞는 현실적인 수익률을 설정한 뒤, 자산을 분산해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전략이다. 어느 정도의 자산이 있든, 금리를 잘 활용하고 금융 상품을 효율적으로 조합하면 매달 일정한 이자 수입을 만들어내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 무작정 고금리를 좇기보다는 생활비 흐름에 맞춰,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꾸준히 이자 수익을 만들어나가는 방향이
진짜 의미의 이자 생활로 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